
전 연인과의 섹스
시작은 한잔하면서 이야기나 나누자는 순수한 전화 한 통일 수도 있어요. 보기엔 잠깐 만나서 '근황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죠. 이별 직후의 첫 고비, 그러니까 전 연인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사회생활 일정을 다시 세우고, 다시 싱글 생활에 익숙해지는 첫 시기는 이미 넘겼을지도 몰라요. 안타깝게도 그 시기가 규칙적인 섹스 없이 지내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도 깨달았겠죠!
이제 충분한 시간이 흘렀으니 마음도 단단해졌고 전 연인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정리됐다고 느낄지 몰라요... 그리고 만나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마무리'를 지어 줄 뿐이라고 생각하겠죠. 오히려 "진짜로, 이게 털고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될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되뇌기도 하고요.
충고 하나 할게요... 스스로를 속이지 마세요!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는, 이 플라토닉한 만남이 이별 후 서로 정신이 나갈 정도로 몸을 섞는 마지막 스완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남몰래 궁금해하는, 혹은 (어쩌면) 그러길 바라기까지 하는 내가 있어요.
좋아요, 의도가 눈처럼 순수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연인과 어울리게 되면, 특히 처음 몇 번은, 성적 욕구가 - 마지막으로 한 번 불태우고 싶은 충동은 말할 것도 없고 - 분별력을 이겨 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장단점을 따져 보고 그럴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지 않으면 전 연인과의 섹스는 감정적 혼란이라는 미끄러운 비탈길로 등을 떠밀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면, 애초에 빠져나오느라 그렇게 고생했던 그 망가진 관계에 다시 옭아매여 있을 거예요.
전 연인과의 섹스의 장점
짜릿해요 - 전 연인과의 가벼운 성적 밀회는 꽤 스릴 넘칠 수 있고, 둘이 함께했던 섹스 중 최고의 섹스가 될 수도 있어요. 두 사람 모두 이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서로 소통이 열려 있다면, 연애에 따르는 온갖 얽매임 없이 성적 긴장을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편하고 익숙해요 - 상대는 이미 내 몸을 알고 있으니 '학습 곡선'이 없어요. 전 연인은 편하게 느끼는 범위 안에 있는 사람이에요. 친밀한 과거를 함께했으니 파트너를 몸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잘 안다는 데서 오는 어느 정도의 편안함이 있고, 그래서 가끔 갖는 에로틱한 만남이 아무하고나 보내는 원나잇보다 더 만족스러워요. 또 이별 후 두 사람 모두 다른 누구와도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면 성병/성매개감염 위험도 낮아요.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면 콘돔을 쓰세요.
손에 잡히지 않아요 - 오래 관계를 이어 오다 보면 쫓는 스릴이 크게 줄어들지만, 이제는 엄밀히 말해 서로 친밀해지는 게 '허락되지 않는' 사이가 됐으니, 가질 수 없는 상대라는 강한 끌림이 더 크게 다가와요. 전 연인과 자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걸 알기에 - 여기서 나쁘다는 건 야하고 섹시하다는 의미예요 - 만남 하나하나가 유혹적일 만큼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되고, 그래서 상대를 쫓을 동기는 더 커져요.
다시 합칠 수도 있어요 - 예전 관계를 되살리려고 섹스를 이용하는 건 위험하고 다소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왜 헤어졌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요. 떨어져 지낸 시간이 있으니 관계의 강점과 약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별로 이어진 문제를 바로잡는 데 가장 큰 초점을 둔다면, 두 번째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어요.
전 연인과의 섹스의 단점
헷갈려요 - 대부분의 경우 전 연인과의 섹스는 엄청난 짜릿함을 주지만, 불장난이기도 해요. 전 연인과 잠자리를 갖는 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 감정적으로 가장 혼란스러운 일 중 하나예요. 이별 직후라면 특히 더 그래요. 두 사람 모두 "그냥 섹스일 뿐, 그 이상은 아니야"라고 합의했더라도, 둘 중 한 명이 속셈이나 말하지 않은 기대를 품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또 섹스를 자주 할수록 더 쉽게 얽혀 들어가요.
다시 빠져들고, 다시 상처받을 거예요 - 한 번 상처받았는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누가 장담하겠어요? 게다가 처음보다 더 아플 가능성이 높아요. 애초에 헤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지만, 과도기의 섹스에 눈이 먼 지금은 그 이유들을 덮어 두기가 훨씬 쉬워요. 다시 섹스를 하기 시작하면 우리 뇌는 묘한 짓을 해요. 나쁜 점은 피하고 좋은 점에만 집중하려고 하죠. 애초에 그렇게 절박하게 벗어나고 싶었던 상황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게 돼요 - 전 연인과의 섹스는 아주 쉽게 이렇게 만들어 버려요. '섹스 프렌드가 된 전 연인'이라는 명목으로 잠자리를 갖다 보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을 끝없이 되풀이하게 될 수도 있고, 그러면 과거에 갇혀 지금 누릴 수 있는 더 건전한 데이트 기회를 놓치게 돼요.
오래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아요 - 전 연인과의 섹스는 다정한 작별 인사인가요, 아니면 상대가 나한테 했던 것처럼 꾀어낸 다음 보란 듯이 내동댕이치려는 계략인가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건 그 자체로도 충분히 힘든데, 복잡하게 얽힌 관계(예를 들어 잠자리는 계속하면서 복수하려는 전 연인)까지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져요.
마무리하며
옛 연인과 자는 건 "옛정을 생각해서"라는 말에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요... 설렘과 욕정, 그리고 (아마도) 약간의 드라마로 가득한 의미 말이에요. 하지만 삶은 백미러에 비친 걸 다시 살아 보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헤어진 게 실수였다고 진심으로 느끼고, (단지 섹스가 없는 것뿐 아니라) 관계가 무너진 걸 바로잡을 진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면, 최선의 판단을 따르고 오래된 집착의 수렁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세요.